센터를 찾은 사연

아세아제지 해고자 가족들의 편지글에서

청주노동인권센터 2014. 5. 30. 15:00

 

아세아제지 해고자의 가족들이 노동위위원회에 제출한 편지글

아세아제지 노동자들이 경영상 이유를 핑계로 정리해고된 때가 2010년 12월 16일입니다. 아세아제지는 수년간 경영흑자를 기록하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했으며, 성과를 냈다고 노동자들에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한 건실한 기업체입니다. 그런데 노동조합 위원장과 일부 부서를 아웃소싱하기로 합의를 하면서 소속 부서원들 중 4명을 다른 부서에 배치전환하는 등의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해고했습니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이 해고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였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복직을 시키지 않고 요지부동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연이은 죽음에서 보듯이 정리해고는 가정을 파괴하는 살인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아세아제지 해고자들의 가족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했던 편지글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 그 동안 누렸던 평범한 생계유지도 어려워 본의 아니게 남편과 사소한 일에도 다투게 되고 정말 하루 하루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꿈을 안고 활기차게 살아가야 할 아이가 요즈음 의기소침하고 우울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어미 된 이 심정 정말 괴롭습니다. ... 해고 전의 소박하고 행복했던 시절로 속히 돌아가고 싶습니다. ... 이 나라에 다시는 힘이 없어 고통받는 근로자가 없도록 위원님들께 꼭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해고자의 부인)


... 제 남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누구 못지않게 성실하게 근무해 왔습니다. 그런 직장에서 어떠한 사전 통보 없이 해고 날짜 하루 전 등기로 보내온 해고통지서를 보고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 최근 5년 연속 경영 흑자 속에 최근까지 특별 성과급을 지급해온 건실한 회사에서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를 하다니요. ... 가족처럼 열심히 피땀 흘려 일한 선량한 조합원의 숨통을 끊고 밥줄을 끊어 가정을 파괴하는 사람이 노조위원장입니까? ...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인 노동자들을 하루 아침에 힘없이 거리로 내몰아놓고 자신은 도와줄 수 없으니 법으로 해서 복직하라니요. ... 이런 억울함 속에서 우리 가족들은 그 후유증으로 불안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 건강한 모습으로 해고 이전의 단란한 가정만을 바랄뿐입니다. .... (해고자의 부인)

... 아세아제지로부터 집으로 발송된 정리해고통보서 한 장으로 지금까지의 고통스러운 삶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 피가 마르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너무도 길고 힘이 듭니다. 정말로 숨이 막혀와 살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은 삶에 의욕을 잃으셨습니다. 늘 걱정과 한숨, 눈물 속에 괴로워하시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계십니다. 저와 제 동생 또한 꿈을 잃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 저희 가정은 늘 화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꿈을 갖거나 그 꿈을 키워나갈 어떠한 이유도 저희에게는 없습니다.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해고자의 자녀)

...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회사에서의 해고로 인해 저희 아버지와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고 현실 부정하는 정신이상과 신체적 이상이 생겨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병은 가만히 있어도 아주 아프고 견디기 힘든 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번 부당해고로 인해 몸과 마음이 위축해 어느 누구에게도 아프다 힘들다는 말을 안하셨습니다. 그렇게 혼자 끙끙 앓으셨습니다. 제가 불효자입니다. ... 예전의 저희 아버지는 웃음이 많으시고 다정하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버지는 몸과 마음에 상처가 커 살도 빠지면서 수척해지고 요새는 밝게 웃는 아버지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볼 때면 눈물이 납니다. 저희 가족의 가슴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해고자의 자녀)

 

 

작성일 :  2011년 6월 7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