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 가봐야 하는데 - 사람 탐방
2월 13일 BYC빌딩 9층으로 올랐습니다. 최근 센터 회원으로 가입하시고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지연옥씨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셔서 그런지 뵐때마다 반갑고 친근합니다.
처음에는 청소하는 일이 조금 쑥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말하신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깨끗하게 치워놓은 사무실을 볼때면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시는 지연옥씨! 어떻게 센터가 어떻게 인연을 맺게됐는지 한번 들어보세요~^^* / 청주노동인권센터
#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사무실 건물 청소 업무를 하고 있어요. 주로 사무실 청소와 쓰레기 정리 등을 해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사무실 청소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9시 20분부터 다시 일을 해요. 300평 정도 되는 사무실 한 층을 혼자 청소한답니다.
# 어떻게 청소 업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2004년에 제가 유방암 수술을 했어요. 수술 하고 휴식 기간을 갖던 중 내덕동 신화아파트 공사 현장에 간이 사무실 청소 업무를 부탁 받았어요. 거기는 평일에 4시간 정도만 일하고, 주말에는 쉴 수 있어서 집에서 쉬면서 간단하게 소일거리로 했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정부 지원의 희망근로로 목련 공원 식당일을 했었어요. 2년 만기가 다 차고 계약이 끝났는데, 월오동에서 일하니까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몸이 좋아지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그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월오동 통장님께 여쭈어보았는데, 목련공원 청소 업무가 있다는 거에요. 본래 하던 희망근로랑 비슷하고 어렵지 않다고 하길래 본격적으로 청소 일을 하게 되었어요. 청소 일을 하게 된지 어느덧 10년 째네요.
# 센터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신 건가요?
제가 작년 4월부터 여기서 일을 했어요.(센터와 같은 건물 9층) 엘리베이터를 탈 때 마다 ‘청주노동인권센터’라는 알림판을 보았죠. 작년 11월에 평소처럼 쓰레기 정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데, 우연히 한 아저씨가 서류봉투를 들고 타더라구요. 아저씨가 노동인권센터에 간다길래 4층이라고 안내해주었어요. 안내해주고 나니, 안내만 해줄 것이 아니라 ‘나도 한번 꼭 가봐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퇴근길에 곧장 오게 되었어요.
# 노동인권센터에 오셔야겠다고 느낀 일이 있으셨나요?
지난 직장에서 일할 때 힘든 게 많았어요. 남들 다 쉬는 공휴일, 주일에도 휴무가 없고, 일하는 것만큼의 급여를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더라구요. 근무환경이 부당하다고 느껴져서 일을 잘 하고 있는 건지 자꾸 의문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센터에 방문하게 되었고, 조광복 노무사님 성격이 워낙 화통하셔서 저 분이면 믿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하)
노무사님 말씀대로 직장에 가서 근로 계약서랑 월급명세서를 달라고 하니까 근로계약서가 없다는 거에요. 찾아보고 준다면서 자꾸 미루더라구요. 그리고 월급 명세서는 2달치만 떼어주더라구요. 이전 것들도 달라고 요구하니까 회사가 사내에 노무사를 채용한 후의 것부터만 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차일피일 일을 자꾸만 미루길래 결국에는 고소장까지 쓰게 되었어요.
# 처음 겪는 일이셨을텐데 많이 힘드셨겠어요.
다른 동료들일도 다 해결해주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저는 퇴직 후에 한 거라서 저 같은 퇴직자들은 같이 할 수 있었지만, 재직 중인 동료들은 직장 눈치가 보여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처음 겪는 일이어서 힘들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 위해서 힘써주는 센터가 있어서 정말 고맙고 든든했어요.
# 센터의 회원이 되어주시는 분들은 많지는 않아요. 회원까지 되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제가 노동인권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잖아요. 모두 덕분에요, 그래서 저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도움이 되려면 센터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어요.
# 앞으로 센터에 바라는 것이 있으시다면?
지금처럼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힘써주세요,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제 힘이 닿는 대로 도와드릴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