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노동인권센터 2015. 8. 11. 17:24

천렵은 시골 마을의 집단적 여가 문화로 사람들은 주로 봄부터 여름에 가까운 곳의 냇가나 숲을 찾아 하루를 즐기곤 하였다. 제가 살던 시골 마을도 봄만 되면 어른들이 천렵을 다녀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단지 하루를 즐겼던 것이 아니라 공동모내기를 앞두고 단합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또 하나의 기억은 어버이날에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지금은 60이 청년이지만 당시에는 25세 전후가 청년) 마을 인근의 숲에서 보신탕을 준비하여 마을 어른들을 대접하고 함께 어울렸다. 이 또한 또 하나의 천렵이자 단합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30년 사이 공동체적 농경문화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앙기가 들어오고 트랙터가 넓은 논을 갈아엎고 콤바인 소리가 요란해지자 젊은이들은 시골을 떠나버렸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사라지고 이젠 노인들만 남았다.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해결하던 상조문화도 없어지고 오래전부터 전문 업체에 맡겨지고 있다. 이제는 마을의 단합행사도 필요 없어서 그런지 천렵이 관광 나들이로 바뀌었다. 급격한 농업기술의 발달이 시골 마을의 공동체를 분해시킨 것이다. 도시(직장)생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집단으로 하던 야유회 체육대회 모두 사라져가고 있다. 동호회란 이름하에 끼리끼리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요즘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보다 ‘사람과 애완견’ ‘사람과 스마트폰(기계)’ ‘사람과 TV’가 더 많이 소통한다. 서로 나누어야 할 인심도 존중하고 함께해야 할 이유도 사라지는 삭막한 세상이 돼가는 것은 아닌지….  8월 8일은 청주노동인권센터 야유회(천렵)가 있는 날이다. 보다 많은 회원 분들이 참여해서 서로를 위로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6,030원. 2016년 최저임금이다. 국민임금이라고도 하고 알바시급이라고도 한다. 1988년 처음 시행된 최저임금 시급이 462원 이고 소고기라면 한 개가 90원 이었다고 한다. 내년 최저시급이 6030원, 라면 한 개 가격이 460원에서 1200원까지 찬차만별이지만 예전에 라면 값이 비싸서 라면에 국수를 섞어 먹었던 사실에 비추어 지금의 비싼 라면 1200원짜리로 계산하면 결국은 똑같이 5개를 사는 것이다. 결국은 20여년이 지났지만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로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권별 최저임금 인상을 보면 노태우정권 5년은 462원에서 925원 5년 동안 100%인상되었고, 김영삼정권 때는 1005원에서 1400원으로 40% 김대중정권은 1485원에서 2100원으로 41% 노무현정권은 2275원에서 3480원으로 53% 이명박정권은 3770원에서 4580원으로 25% 박근혜정권 4년은 4860원에서 6030원으로 24% 인상 5년차까지 35%예상된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낮은 인상률과 박근혜정권의 인상률 상승 조짐이다.  이는 수구보수정권이란 특징도 있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유럽의 위기 세계경제침체와 궤를 함께하고 있고 박근혜정권의 인상률 상승 조짐은 극심한 소비침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름 민주정권이란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도 노동자들에게는 별로 기댈 것이 없었다. 노태우 정권 5년에 최저임금이 100%인상되었는데, 이는 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즉 1987년 이 땅의 노동자들이 7,8,9 노동자대투쟁을 통해서 민주노조운동이 활발하게 전개하던 시기로 대폭적인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던 때이다. 결국 최저임금이 오를 수 있는 근거는 소비가 쪼그라들어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위협을 받아 정권과 자본이 스스로 올려 주든지(최경환 장관의 최저임금 인상론), 아니면 노동자들 스스로가 투쟁을 통해서 쟁취하는 것이다. 투쟁하면 투쟁할수록 국민임금이 돼 버린 최저임금은 오를 수밖에는 없고 최저임금 1만원 시대도 성큼 다가올 것이다.  <끝>

 

글쓴이 : 오현식(청주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