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센터는/일하는사람들의글쓰기모임

급행버스

“아저씨 세워주세요! 벨 눌렀는데 왜 안서요?”
“급행버스는 여기에 안 섭니다.”
“급행버스가 언제 생겼어요?”
“3월 23일부터 시행됐어요. 앞에 전광판 안보셨어요?”
“405번이라 그냥 탔지요.”


405번 버스가 급행버스로 바뀐 후 하루에도 몇 번씩 손님과 승무원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다. 시행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승객과 마찰이 있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했다.

 


하루 종일 운행하며 승객 분들께 불편사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답변도 해주었다. 이를 토대로 정리를 해보니 내용이 이러했다.


“첫째” 급행버스가 시행되는데 왜 시민들은 몰랐는가!
승무원 들은 회사로 공문이 오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시민들은 홍보가 부족해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둘째” 기존에 사용하던 405
번(가경동 방향)말고 다른 번호를 사용하면 안 되는가?
400번 같이 아예 다른 번호를 사용하게 되면 새로운 노선이 생긴 줄 알 것이고 가경동 손님이 승차해서 왜 가경동 안가냐고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셋째” 다른 급행버스 747번처럼 색깔은 바꾸지 않더라도 옆 간판에 빨간 글씨로 급행 이라고 써 주면 안 되나?
현재 차량에 붙어있는 옆 간판은 종전에 사용되던 경유지 간판처럼 제작되어 있어서 급행버스의 정차승강장을 나타내는지 예전처럼 경유지를 나타내는지 구분이 되지 않아 더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넷째” 확인을 하지 않고 탄 잘못은 있지만 노인 분들 같은 경우 번호만 보고타기 때문에 못타는 경우가 많은데 승무원 들이 짜증으로 대하기 때문에 피할수 없는 말다툼이  벌어진다.
실제로 처음 시행되던 날은 손님과 말다툼이 많았고 지금 현재도 종종 일어나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승무원 들은 짜증으로 대하는가? 이유는 이러하다.
공항에서 신탄진 까지 1시간 25분 주던 시간을 급행이라고 1시간 10분을 주고 줄어든 시간만큼 1탕(왕복운행)을 더 가게끔 시간표를 만들어 점심 겸 저녁으로 먹던 식사도 굶는 게 다반사가 되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손님을 살필 시간도 질문에 답변할 시간도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승강장에 손님이 있는데 안태우고 간다고 “무정차”로 민원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신경이 날카로워 지는 것이다.


시민에게 안전성, 정시성을 모태로 두고 있는 준공영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이를 정착화 시키고 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당연히 이루어 져야하고 시행함에 마찰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번처럼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그 고통을 현장에서 승객과 승무원이 감수 하라는 것 밖에는 다른 해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끝>

 

글쓴이 : 신중호 (우진교통에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