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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슈/기사&칼럼

돈은 무섭다

흔히 공사현장에서 벌어지는 1일 도급제 (일명 야리끼리)는 공사 현장의 책임자가 1일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이를테면 일정량의 일을 완성하면 1일치 일당을 주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 오후 3시면 작업이 종료된다. 죽도록 일을 하게 되는 데 결국은 작업능력이 노출되므로 생산성 향상이란 부메랑이 되기 마련이다.


2016년 시급이 6030원으로 오르자 영세사업자들이 대책마련에 나서면서 임금체계를 도급제로 변경하고 있다. 최저임금에 맞춰 지급하던 임금을 반제품 1개당 얼마씩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인데 노동자들이 찬성 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돈의 위력이 발휘됐다. 노동자들은 동료 간에 무언의 경쟁을 하고 점심시간의 여유도 사라졌다고 한다. 생산성은 20% 증가했고 임금도 20%정도 많아져 130만 원 가량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2016년 사용자가 지급해야 할 법정시급에 해당하는 임금일 뿐이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노동의 강도만 20% 상승한 것이다. 


또한 돈은 차별이란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비참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한 예로 00병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저녁밥을 먹으려면 3100원을 내야하고 정규직은 1000원만 내게 한다. 00시 직접고용 청소노동자는 추석 때 상여금 200%를 보장받는데 자회사 청소 노동자들은 고작 3만원짜리 상품권이 전부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노동개악에는 성과형 임금체계가 포함되어 있다. 이른바 능력주의 임금체계로 생산성에 비례하여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는 노동자들의 생계비 중심의 임금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노동자들을 사분오열 시킬 수 있는 강력한 노동통제의 무기이다. 지금까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민주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에는 연공서열 임금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회사에 찍히든 일을 잘 못하던 급여에는 차별이 없으므로 노동자들이 노조 간부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고 또한 전체가 동일하게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므로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는 데 용이한 점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성과형 임금체계로 방향을 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례로 비조합원(사무직)에 대해서 연봉제를 실시한 결과 이들에 대한 통제력은 더욱 강해졌다. 


만약 지금 시행하는 연공급 임금체계에서 30%정도만 성과형 임금체계로 변경을 해도 첫째, 상급자에게 잘 보여야 하므로 물불 안 가리고 일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산업재해가 늘어날 것이다. 둘째, 회사에 찍히지 않기 위해서는 노조간부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노조간부를 하더라도 회사에 우호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복수노조 체제에서 새노조(회사노조)로 대거 이동한 00노조의 경우가 증명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노조의 존립은 매우 위태롭게 된다. 셋째, 저성과자 일반해고제와 직결되는 임금체계이므로 일반해고에 대한 1차 권한(대상자 선정)을 가진 실무자들 그러니까 중간관리자들의 권한이 막강해짐으로써 이 부분에서 엄청난 비리행위(접대 및 금전상납 등)가 만연해 지고 현장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는 민주노조의 몰락과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성과형 임금체계의 도입의 결과는 빈번한 가정불화로 이어질 것이다. “가난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사랑은 창문열고 나간다!”고 한다. 이제 임금체계를 통한 차별이 본격 도래하면 가정의 행복도 본격적으로 차별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