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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슈/기사&칼럼

丙申년 노동이슈와 총선

2015년 화두가 되었던 ‘통상임금’ 문제나 ‘임금피크제’ ‘성과형임금제’ 등은 올해 크게 관심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저성과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변경 요건완화’ 등 이른바 2대 행정지침을 비롯하여 ‘파견법’ ‘비정규직(기간제)법’이 크게 이슈화되면서 머지않아 밀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이미 대부분의 현장에서 시행되는 것으로 자본측의 입장이 관철되었다. 반면 후자는 이제부터 밀어닥쳐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직은 야당이 반대하고 민주노총이 저항하면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정리해고법’‘비정규직법’ ‘파견법’ 등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하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비추어 지금의 야당의 반발은 총선을 의식한 선거용에 가깝다. 즉 총선이 끝나면 결과에 관계없이 야합에 의해서 노동개악은 시도되고 관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전문가들에 의하면 2016년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유럽도 불안하고 중국의 거품경제는 경착륙이 우려되며 산유국들은 저유가에 국가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며 한국을 둘러싼 경제 환경이 최악의 조건이라고 한다. 늘 그렇듯이 자본주의에서 기업들의 위기는 구조조정이란 미명하에 노동탄압으로 이어진다. 이미 조선사들은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철강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 전산업에 걸쳐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법은 경제위기가 부풀려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개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만약 이번 총선에서 진보진영이 괄목할 만한 표를 획득한다면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분명 정치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태


157억원의 혈세를 들여 2009년 설립한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수탁자와 노조간의 기나긴 대립과 갈등 속에서 2014년 6월에 병원문을 닫고 2016년 2월에 들어서 의명의료재단이 새로운 수탁자로 청주시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의명의료 재단은 2월 16일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요구하는 “전원 고용승계”와는 정반대되는 용역(외탁)으로 운영할 것임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였다. 비록 예상을 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쟁해온 노조원들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청주시가 공공의료를 정치적으로만 이용하고 의료자본이 돈벌이를 하는데 묵인했기 때문인데, 이는 민선에 의한 지방자치 시대에 있어서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초의원도 시민의 손으로 뽑고 시장도 시민의 손으로 뽑는다. 그런데 왜 시장은 더민주당 새누리당 가릴 것 없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백세인생’이란 노래가 대히트를 치고 먹방과 건강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를 돌보는 노동자들의 복지와 노동인권은 갈수록 후퇴하는 양상이라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 일수록 노동자들 간의 위로와 나누며 사는 삶이 보다 가치 있어 보인다.


글쓴이 : 오현식(청주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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