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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슈/기사&칼럼

충북 노동현장에 번지는 CCTV

챨리 채플린은 영화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천재로 평가 받지만 그 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존경 받을만하다. 부와 명예를 다 가지고도 변함없이 노동자와 사회약자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빨갱이로 몰려 미국에서 추방당했을 정도니 말이다.

 

의 영화 중 공장 컨베어시스템에 끼여 조임 작업을 반복하는 노동자 채플린이 있다. 얼마나 노이로제에 시달렸으면 사람도 조이겠다고 공구를 마구 들이댄다. 그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격리된 공간에다 여러 대의 모니터를 설치해 놓고 누군가가 조립노동자 채플린의 일거수일투족을 쳐다보는 장면이다. 아마도 사장이었겠지.

 

무려 80~90년 전 영화 속 얘기다. 그런데 2011년부터 대한민국 충북에서 노동자감시시설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주로 노조가 새로 ...설립되었거나 사업주가 노조를 깨려 한다고 의심을 받는 사업장들이다.

 

유성기업에서 청주시노인병원, 영동군노인병원, 동양교통, 보쉬전장 등에 이르기까지 멈추지 않고 감시시설들이 확산되어 왔다. 이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cctv 같은 노동자감시시설 때문에 고통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다.

 

 "내가 수시로 감시당하고 기록으로 남는다고 생각하면 회사 다닐 의욕이 안 생겨요. 당연히 스트레스 받고 위축되죠."

복도와 휴게실까지 cvtv를 설치한 동양교통 소속 노동자의 말이다.

 

요즘 보쉬전장에서는 회사 담벼락에 철조망과 cctv를 설치해놓더니 이제는 정문에다 새로 출입통제시스템을 설치하는 중이라 한다. 노사합의로 설치하기로 했는데 회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한다. 노동조합이 이것을 막고 있기는 하지만 업무방해다 하여 또 얼마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될지 모르겠다.

 

무부별한 노동자 감시시설 설치는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심하게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다. 왜냐하면 감시받는 노동자에게 쉴 새 없이 모욕을 주기 때문이다. 채플린이 100년 전에 경고한 것이다.

 

충북 지역에서 무분별하게 노동자감시시설이 확산되어가는데도 지역 차원의 관심이 적었다. 늦었지만 뭔가 대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떠오르는 것은 이 정도다.

 

"충북지역 사내감시시설의 실태와 피해노동자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토론 또는 증언 등등.

 

 

글쓴이 : 조광복 (청주노동인권센터)

 

등록일 :  2012년 6월 12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