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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슈/기사&칼럼

[칼럼] 어쩌죠..시름은 깊어만 가고, 눈물은 자꾸 흐르고..

 

 

 

청주노동인권센터 운영위원이신 김남균님께서 써주신 글입니다.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새만금교통의 상황입니다.

*** 어쩌죠..시름은 깊어만 가고, 눈물은 자꾸 흐르고.. ***

작년 12월 8일, 저는 조그만 개나리 봇짐 싸들고 전라북도 부안군으로 내려갔지요.  그곳에는 고약한 사업주가 회삿돈 15억원 정도를 횡령하고 회사를 폐업해 큰 피해를 입은 버스노동자 30명이 있었습니다.  고약한 사업주 때문에 이 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졸지에 해직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또, 퇴직금과 밀린 임금등 11억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 돈은 부모님 병원비였고, 아이들 대학등록금이었습니다.’

이 분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때문이었습니다.  부안의 해직된 버스노동자들이 우진교통의 사례를 접하고 도움을 요청하였던 것이죠.  저는 우진교통에서 사회이사를 맡고 있는데, 사실상 백수상태인 저를 그들과 인연 맺게 해주었습니다.

겨울은 가고, 봄이 왔는데 하나도 반갑지가 않아요.  100일정도 동고동락한 이 분들의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 큰 상처와 시련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배후에는 고약한 사업주보다 더 고약한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99%를 위한 정당’을 표방한 민주통합당 소속 부안군수, 국회의원, 전라북도지사들이죠.

이들은 정말로 고약해요.  노동자들을 발톱의 때보다도 더 천히 여깁니다.  해직노동자들은 부안군민 1만명의 서명을 받아도, 90일동안 하루로 거르지 않고 촛불을 켜기도 했지요.  군청앞에서 군수에게 살려달라며 절을 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그들은 노동자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군청앞에서 집회를 못하게 소송을 내고, 급기야는 ‘집회1회당 참가자별로 각 5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간접 강제 소송을 내기도 했지요.

해직노동자들은 군청에 출입조차 하지 못해요.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 들어가려고 해도, 군청 공무원들이 출입구를 막아서고 있어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해직노동자들의 ‘시민권’을 빼앗아 버린거죠.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전혀 몰라요.  시민과 노동자에게 ‘밥 먹여주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밥 빼앗은 정치’를 하면서도 그걸 몰라요.

노동자들이 고생해서 버스 신규사업자를 공모하게 됐는데,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이 고약한 정치인들이 한 것은 고작, 공무원에게 뇌물주고 회삿돈 횡령했던 같은 당 소속의 전직 서울시관악구의회의원에게 면허를 주었어요.  도둑놈 쫓아달랬더니, 날강도 데리고 왔어요.  참 기가 막혀요.  이런 고약한 정치인들을 데리고 민주통합당은 무슨 방법으로 ‘99%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에요.

그래서 지난 일요일부터 저 멀리 부산으로 내려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했어요.  유력한 대선후보인지라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에요.  5년 전 청와대가 고스란히 옮겨왔어요.  일단, 작은 약속을 받고 농성은 풀었어요.  그런데 정치인들이 한 약속이라 안심이 안돼요.

그래서예요.  해직노동자들은 내일부터 철탑고공농성을 할 예정이에요.  발 딛고 살 땅도 없고, 투명인간처럼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세상을 향해 온몸으로 울고 있는 거에요.

어쩌죠.  해직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고약한 정치인들은 요지 불통이고요.  매일같이 눈물만 늘어가네요. 

2012.3.14

 

 

등록일 : 2012년 3월 20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