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센터는/센터가 만난 사람

장애인, 비장애인 다르지 않다 - 회원 탐방 윤남용

 

 

2014.7.14 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는 윤남용회원을 만났습니다. 빈 손으로 갔다가, 식용유 셋트를 선물로 받고 돌아왔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는 그 마음 참 고맙습니다. / 청주노동인권센터

 

 

# 어떤 일을 하시나요?
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해요. 직지센터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데 주된 사업은 장애인이 장애인을 상담해주는 동료상담, 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험 홈, 전동휠체어 같은 보장구 사업, 이동지원 사업 등이예요. 저는 이러한 사업들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또 직지센터가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관리해요.

 

 

# 장애인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장애인 운동 시작이 80년도부터인데 본격화 된 건 2004년도 장애인 이동권 투쟁부터예요. 그 싸움 끝에 저상버스가 도입됐죠.
저는 장애인 인권 운동을 2006년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제가 사회당 활동을 했는데, 그 쯤 사회당에서 전국적으로 장애인 인권 운동에 함께하기 시작했거든요. 제도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인권운동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하기 시작했죠. 지역에서는 장애인 단체들과 함께 장애인인권연대가 꾸려졌고 공감캠프가 2-3년 동안 진행됐어요. 장애인 집에서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건데, 장애인도 그 동안 장애인끼리 살다가 비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비장애인을 이해하게 되고, 비장애인도 장애인의 삶을 몸으로 느끼는 계기가 됐어요. 저도 자연스레 장애인을 이해하게 됐죠.


# 일을 하며 장애인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자신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본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예전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죠. 그런데 함께 지내면서 전신마비가 됐건, 신체가 다르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고 나의 이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는 관계가 됐죠.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건, 우선 장애우라는 단어대신 장애인이라고 써줬으면 해요. 친근함을 나타내려고 장애우라는 표현을 쓰는데 장애우는 친구라는 거자나요. 그런데 장애인 중에는 나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도 있거든요. 다음으로는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요청한 만큼 도와주면 좋겠다는 거예요.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막 도와주지도 말고, 또 아예 무관심해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을 비장애인 대하듯 서로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일하며 보람되는 것, 어려운 점은 어떤 부분인지요?
전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해요. 수급비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독거 중증장애인들의 인권을 증진하는 일을 하는게 보람 있어요. 이렇게 약한 사람들이 주체로 서야 우리 사회가 한발 나아간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어요. 현재 장애인 복지 예산의 50%가 생활시설로 가고 있어요. 방에만 있는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오는 건 정말 힘들어요. 나올 수 있도록 직지센터와 같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주로 보조금 사업 위주로 하는 한계가 있어요. 

 

 

# 직지센터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8-9년 동안은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해 일했어요. 이제는 직지센터가 지역주민을 만날 때가 된 것 같아요. 용암주공아파트에는 우울한 사람만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주민 강좌를 계획하고 있어요. 강좌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 중이예요. 또 더 나아가서는 장애인 활동가들이 기자가 돼서 지역의 마을신문을 직접 만들어보는 일도 하고 싶어요.

 

 

#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세월호를 겪으면서 누구나 부모면 느낄텐데. 제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저나 제 와이프나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활동을 할거구요. 또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센터와의 인연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면 좋겠는지?
센터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요. 지역에 노동인권센터가 생긴게 처음이잖아요. 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맡아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알려지지 않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담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이 공간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공간으로 남아줬으면 좋겠어요.  <끝>

 

 

글정리 : 김현이 (청주노동인권센터) / 사진 : 육성준 (충청리뷰)